2020년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어진, 눈사람 바이러스 눈사람 바이러스 눈이 오는데, 눈사람을 만들지 않았다 눈사람을 만들지 않아서 창문 밖으로 눈이 많이 쌓였다 S역에는 눈사람이 아직도 서 있을까, 녹지 않은 채,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, 무슨 말이라도 하려는 듯, 없는 입술을 달싹이며 그렇게 오랫동안 눈사람은 살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어느날 강변을 달리는 기차 안에서 느닷없이 걸어오는 오월의 눈사람을 만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땐 걷잡을 수 없는 눈발이 내 눈 속으로 휘몰아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눈발이 내 눈동자를 뚫고 몸 속으로 들어와 나를 눈사람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말을 잃어버린 사람이 되었다 말을 잃어버렸으니 입이 필요없었고, 입이 필요 없으니 귀가 스스로 사라졌고 무언가 들을 수 없으니 눈만 웃을 수 있었다 .. 더보기 이어진, 장미의 주전자외 1편 주전자의 구멍에서 가볍게 날아다니는 수증기의 입술을 본다 안개 꽃을 들고 서 있던 사거리의 나를 길을 잃고 걸어가는 바람의 음악소리를 입술 아래에서 느껴지는 휘파람의 촉감을 흰 벽 위로 난 계단을 밟고 오르는 공기들의 무한 행렬을 감싸 안는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가느다란 태양의 눈동자들 고요한 공기를 뚫고 날아오르는 폐부 속에 감추어 둔 말 콧날의 날개로 날아다니는 장미 꽃잎들 텅 빈 눈동자 안에서 죽어버린 눈물들 끓어 넘쳐 하얗게 증발되는 웃음소리 사거리에서 안개 꽃을 들고 서 있는 사람 그 안에서 만발한 내 안의 작은 장미들 202 호의 그를 만나러 책 속으로 들어갔지 그는 10 페이지에서는 수영을 하다가 15 페이지에서는 라이딩을 했네 라이딩을 하고 나면 그는 집으로 오겠지, 나는 까스렌지 불을 .. 더보기 이전 1 다음